NEWS 1999년 7월

삼성전자, 세계 초고속 1GHz 알파칩 개발

삼성전자(대표 윤종용)가 세계 최고 속도의 알파 마이크로프로세서(CPU) 개발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PC엑스포 전시회를 통해 64비트 1GHz급 초고속 CPU 제품을 미국 컴팩컴퓨터사와 공동 개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에 개발된 1기가 알파칩 시제품은 최대 클록 주파수가 1GHz급으로 최근 인텔이 발표한 550MHz급 CPU보다 데이터 처리속도가 2배 가량 빠르다.
 
처리속도는 초당 1만8000개 이상의 명령어를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다. 예를 들어 「타이타닉」 같은 역동적인 영화 화면의 경우 32비트 550MHz CPU가 초당 15개 화면 정도를 처리하는 데 비해 64비트 1GHz 알파칩은 초당 60개 정도의 화면을 처리할 수 있다.

1기가 알파칩 개발에는 회로선폭 0.18㎛(1미크론은 100만분의 1m)의 초정밀 비메모리 공정과 6층 메탈 다층배선기술이 적용됐다.
공정기술의 적용으로 삼성은 기존의 0.25㎛ 제품보다 약 1.5배 이상 동작속도를 높이고 칩 사이즈를 크게 줄였으며 내부 동작전압도 2.0V 수준으로 낮췄다.

1기가 알파칩은 윈도NT, 리눅스 등 새로운 64비트급 컴퓨터 운용체계를 완벽하게 지원함으로써 고성능 PC서버 및 워크스테이션 등의 각종 첨단 시스템에 확대 채용될 수 있다.

따라 삼성전자는 현재 알파 CPU의 주력시장인 고성능 컴퓨터 시장은 물론 향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초고속 정보통신망, 멀티미디어 기기 등의 각종 첨단 분야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최근 차세대 반도체 공정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구리칩 및 SOI(Silicon On Insulator) 웨이퍼 기술과 플립칩 패키지 기술도 확대 적용, 성능 및 원가 경쟁력을 더욱 강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올해 알파칩 분야에서 약 2억 달러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0.13㎛ 공정기술을 적용한 알파칩도 출시, 오는 2002년까지 총 15억 달러의 매출을 계획하고 있다.

시스템 비메모리(LSI) 반도체 사업부문 대표이사인 진대제 부사장은 『이번 1기가 알파칩의 개발은 CPU 및 메모리­비메모리 복합칩 등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뿐만 아니라 고속 메모리 등 반도체 제품군 전반에 걸쳐 선행 기술을 확보하고 제품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으며 이를 통해 고성능 컴퓨터 분야에서 세계 시장영향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1GHz급 알파칩 개발 의미>

64비트 명령어축약형컴퓨팅(RISC) 계열의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인 1GHz급 알파칩을 경쟁업체인 인텔, IBM 등보다 한발 앞서 개발함에 따라 64비트 CPU시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쟁을 하고 있는 인텔과 HP의 「머세드」칩의 시제품이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지만 초기제품의 클록속도는 1GHz 이하일 것으로 알려졌고 IBM의 1GHz급 파워PC칩의 개발 및 양산시기도 내년 중반 이후로 잡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1GHz급 알파칩 개발은 CPU속도의 1GHz시대 진입이라는 상징적인 의미와 함께 비메모리 반도체사업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재확인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분야의 후발업체인 삼성이 지난해 600MHz급 알파칩의 양산에 나선 데 이어 이번에는 경쟁사보다 1년이나 앞서 1GHz급 CPU 시제품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비메모리를 포함한 전체 반도체 분야에 상당한 기술적 파급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번에 개발된 알파칩은 기존의 메모리 생산라인을 활용해 양산에 들어갈 수 있으며 완성된 1GHz급 CPU 시제품은 이미 실제 시스템에 장착, 성능 테스트까지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존 CPU 가운데 가장 빠른 처리속도를 자랑하는 경쟁력 있는 제품이며 업계 전문가들도 향후 64비트 CPU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업체로 인텔, IBM,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삼성 등을 꼽고 있다.

64비트 CPU인 「머세드」칩의 출시 계획이 발표되자 독자노선을 걷고 있던 일부 64비트 CPU 업체들이 지난해부터 자체 CPU 개발을 포기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경쟁 제품인 인텔 머세드칩의 양산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져 내년 중순 이후에나 출시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고성능 CPU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성공 가능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 서버시장을 중심으로 한 알파  CPU의 수요증가와 함께 이번 1GHz급 알파칩 개발에 공동참여한 컴팩측이 이를 기반으로 워크스테이션이나 서버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경우 예상 밖의 수확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삼성측은 보고 있다. 이번 1GHz급 알파칩의 개발에는 세계적으로도 막 도입단계에 있는 0.18미크론 공정기술이 적용돼 그동안 취약한 것으로만 인식돼왔던 비메모리 분야 국내 기술도 이미 상당 수준까지 올라와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는 평가다.

0.18미크론 선폭가공을 위해 △미세 사진 식각 공정기술을 비롯해 △30옹스트롬(1옹스트롬은 1000만분의 1㎜) 초박막 게이트 옥사이드 제조기술 △살리사이드 제조기술 △저유전율 박막기술 △6층 메탈 배선 공정 등 신공정 기술을 모두 적용했다. 일부에서는 아직까지 알파칩을 채택하려는 업체가 컴팩 한 곳이어서 공급망에 제한을 받고 있는데다 출시 시기는 다소 늦더라도 인텔의 「머세드」 진영에 가담하고 있는 CPU 및 컴퓨터 제조업체들의 세력이 상대적으로 강해 알파칩의 성공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1GHz급 알파칩 개발은 고성능 CPU시장에 성공적인 진출을 위한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분석하면서도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확실한 동조세력 규합이 필요하다』고 분석하고 있다.